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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밥/김종제시인, 2015/04/03 20:3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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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밥

                 - 김종제시인

꽃 피는 앞산 뒷산  
봄 나무가 다 절이다
일부러 어디 멀리  
산 깊은 절 구경하러 가겠느냐
오신채도 넣지 않았는데
울긋불긋 달린 꽃들은
다 절밥이다
무릎 꿇고 삼천배로 절하며
보리밥 얻어 먹으러 간다
반가부좌로 앉아 있는
비탈의 매화와 목련과
결가부좌로 앉은
마루의 개나리와 진달래와
천장에 手印의 손짓으로 서 있는
산수유까지 찬상에 올려놓고
죽비 맞으며
수저 들어 꽃밥 먹으러 가니
한 그릇 보리菩提의 길이다  
발우 들어 한 숟가락 입에 넣고
절 한 번 하니
범종 소리, 쇠북 소리 멀어지고
젓가락 들어 꽃나물 씹으니
일주문 빗장 걸어 잠그고
대웅전 안주인에게 저녁 알리는 소리
공양 드릴 시간이라
노을에 꽃 풍경 하나씩 떨어진다
해우소 바닥에
꽃 수북하게 쌓였으니
나무위에 핀 절밥 다 먹은 후에
오색 찬란하게 매달린 열매
사리 구경하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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