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학교
 
 
 

 
 
 
 
 

Total article : 1063 Total page : 1 / 54
 대청도에서/ 정준우 시인, 이삿짐 꾸리는 아주머니/최연정 시인 2015/08/06 22:19:02
하늘끝   - Homepage : http://sss38317.kll.co.kr Hit : 1355 , Vote : 279     

               대청도에서

                                    - 정준우 시인

태풍이 비껴간 대청도 선진항에 바람을 타고 익숙한 저녁이 불어든다
초복이 지난 바닷가엔 소금기로 얼룩진 갈매기 울음 너머로 해는 하루의 비행을 마치고
수런대는 아카시아 잎들따라 나부끼던 저녁하늘은 뒤 늦은 봄날의 외출을 끝으로 돌아 오지 않는다

어제와 오늘의 경계를 밤 12시에 맞춘다
오늘에서 내일로의 망명에 번번이 실패한 후로 더는 불꺼진 가로등 아래를 서성이지 않는 밤이 지나고
이젠 출항하지 않는 어선들의 명부 어딘가에 적힌 만선의 기록을 지우기 위해 새벽기도를 나서는 나는 금어기가 끝나길 염원한다
언덕배기 산기슭에 보라빛 오동꽃이 피고 지는 사이, 해변가에 떠밀려온 해초가 달의 중력에 말라가는 사이, 뭍에선 피지도 못한 어린 꽃망울들이 봄처럼 시들었다

꽃망울이 꽃이되는 찰라는 아득하다
아득하기에 아름다운 모든 것들은 결국, 이별이다

이제 나는 불치의 낭만浪慢
이 여름이 슬픈 이유다




이삿짐 꾸리는 아주머니

                -   최연정 시인

예순이 넘은 아주머니
마지막 이사였으며
구시렁구시렁
주섬주섬 짐 꾸리다
버리자니 버릴 수 없고
가져가자니 채워 둘 곳 없는
운임 비 들어가는 구질구질
잡다한 살림살이
삶에 무게만큼 쌓아온
이것들이  버려지는 날
가슴에 쌓인 찌꺼기도
버려지게 될 것이라며
쿡쿡 집어 넣다



추천하기 목록으로


번호 제목 날짜 추천
공지  시인학교를 옮기며    2017/12/28 105
1062  공원 / 유리안나     2017/12/22 87
1061  가을 빛 추억 / 유리안나     2017/11/24 131
1060  흙빛에 물든 그 여자의 손 / kjhoon12     2017/11/24 133
1059  나의 안부를 묻다 / 권기훈 시인     2017/11/03 117
1058  북어 / 김동선 시인     2017/10/31 86
1057  동해의 꽃, 파도/그루터기     2017/07/28 183
1056  머문 자리에는/ 박익규 시인     2017/04/19 154
1055  유전자/최연정 시인     2017/01/12 130
1054  연꽃 빨래/김종제 시인     2016/08/14 133
1053  연애시1/정준우 시인     2016/07/07 273
1052  책 읽어주는 여자/유리안나     2016/04/25 251
1051  떡국 한 그릇/ 김종제 시인     2016/03/06 281
1050  악어/또다른나     2016/01/03 192
1049  오래전 내글을 만났네/손잎     2015/11/25 203
1048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을 읽다/김종제 시인     2015/09/20 342
 대청도에서/ 정준우 시인, 이삿짐 꾸리는 아주머니/최연정 시인     2015/08/06 279
1046  산벚나무/염민숙     2015/06/19 267
1045  心/최연정, 始發驛/이면수화     2015/05/03 385
1044  절밥/김종제시인,     2015/04/03 259

목록으로 다음페이지 1 [2][3][4][5][6][7][8][9][10]..[54] [다음 10개]
 
Copyright 1999-2019 Zeroboard / skin by Prosense™